밥을 먹고 헤어졌는데 한 친구는 마을버스를 탔다. 홍대 정문 앞은 언제나 차들로 북적거려서 친구가 탄 마을버스는 계속해서 걸어가는 우리와 마주쳤다. 그때마다 우리는 인사를 했다. 계속계속 얼굴을 보며 작별인사를 했다. 사랑에 대해 공부하는 수업에서 교수님은 사랑은 아나키즘적이라고 말하셨다. 기존 체제를 전복시키는 행위이라고. 우리는 쓸데없이 계속해서 인사했다. 사랑에서 쿨-함, 이라는 게 얼마나 바보같은 일인지. 딱딱 맞아떨어지는 일들로 돌아가는 세상에서 한 발 벗어나, 쓸데는 없지만 그 자체로 괜시리 행복한 반복을 할 수 있는 구석은 필요한거 아닌가. 

'짧은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광주 예술극장 근무 중  (0) 2015.08.18
곽 집  (0) 2015.06.14
사진 수업  (0) 2015.05.03
롯데리아 소프트콘  (0) 2015.05.03
부모님 편지  (0) 2015.04.27
Posted by wmakes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