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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우의 사랑에 대한 사유


22.04.2015 수요일 미학문헌연습 특강

홍익대학교  C804

서용순 <철학을 위한 선언>, <베케트에 대하여>, <투사를 위한 철학> 등 번역한 알랭 바디우 전문가

 

경쟁과 성공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생존을 위한 갈망들로 인해 사랑은 위협받고 있다. 사랑은 나 자신의 존재 자체를 뒤흔들며 나아가 구조를 불가능하게 하는 위협요소이기 때문이다.동시에 달콤한 사랑은 세상 자체를 완전히 새롭게 보게 한다. (여기 옆에는 서로의 안녕을 빌었던 당인리 굴뚝을 적어놓았다.)


사랑이 왜 그럴까를, 바디우는 라캉의 '비-관계'를 빌려 설명한다. 사랑은 언어(구조)로는 표현될 수 없는 '사건'의 질서에 속한다. 구조 속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오늘날의 구조는 사람들로 하여금 나 자신으로서만 세상을 바라보게 한다. 나의 외부는 철저하게 나를 기준으로한 대상물이될 뿐이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은 대상이면서 대상을 뛰어넘는다. 사랑하는 사람, 그는 분명 나와는 다른 사람이다, 그러나 그 나와 다른 사람과 함께 사랑에서는 하나의 주체가 되어 둘로 살아가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랑의 지속은 결국 차이의 관점에서 세계를 살아가는 고군분투이다. 사랑은 계속해서 차이를 보게 하여, 나를 둘러싼 제도 그러니까 결국은 나라는 제도에 반기를 들게 한다. 우리는 사랑을 통해서 새로운 세계를 바라본다. 


이 과정이 쉬운 일은 아니다. 너와 나는 다르기에 우리는 절뚝거리며 걸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사랑은 발을 내딛는다. 고군분투하며. 그럼에도 사랑이 소중한 것은, 사랑이 변화를 가능케하는 유일한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이 아니면 우리는 차이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는다. 


"내가 쓰러뜨려야 하는 것은 타인이 아니라 바로 나, 차이에 반대되는 동일성을 원하는 나, 차이의 프리즘 속에서 걸러지고 구축된 세계에 반대하여 자신의 세계를 강요하려는 '자아'이다."


사랑을 하면 자기결핍을 경험한다. 내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 깨닫게 한다.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동일성을 강요하는 나. 이해는 불가능하다. 우리는 본질적으로 다른 사람이기에 다만 동일성과 차이의 충돌을 극복해나갈 뿐이다. 교수님은 그래서 지치면 안된다고 말했다. 둘의 사랑을 통한 새로운 세계의 탐험을 포기할 때 사랑은 배신당한다고 했다.사랑은 슬프지만 그래서 소중한 노고이다. 



Posted by wmake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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