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6.03.2017
1. 좋아진 날씨가 우선인지 다시 삶에 방향을 부여해가는 내가 우선인지는 구분하기 어렵지만 다시 삶에 활기가 돌고 있다. 오늘 일요일에는 정말 오래간만에 조깅을 했다. 카페에 가서 할 일을 할까 했었지만 아침에 일어나 본 밖의 날씨는 조깅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햇빛이 따사해졌다. 오늘은 섬머타임의 시작이기도 했다.
2. 엄마와 통화를 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내가 먼저 전화를 걸었다. 엄마가 내게 속상한 일이 있다고 카톡을 보냈었다. 늘 그렇든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엄마는 맞춤법도 문법도 어순도 그 어느 규칙에도 들어맞지 않은 카톡을 보낸다. 여느 때처럼 무시하려 했다. 근데 처음으로 그렇게 넘겨버리려는 내가 보였다. 엄마는 내가 엄마를 무시하는 것에 대해 견딜 수 없어한다. 나는 아니라고 부정하지만 그건 맞는 말이었다. 난 엄마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제대로 생각해본적이 없었다. 엄마를 생각하면 미신적인 이유없는 극도의 불안함과 공포에 사로잡힌 모습이 떠오른다. 규범적 언어와 관념의 소통이 불가능한 사람이라 생각하는걸 알았다. 그런데 엄마는 병원의 직원으로써 가정의 엄마로써 사회가 요구하는 구성원으로서의 삶을 이행해온 사람이었다.
3. 24금요일엔 도서관에서 할일 하다 알바하고 오늘 26일요일도 마찬가지였다. 25일 토요일에는 늦게 일어나 오랜만에 한식을 만들어 먹고는 (한식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 밥하고 국하고 반찬하고) 오늘이 일주일에 한번 돌아다닐 날이 될꺼라는 직감이 들었다. 저녁 탄뎀 약속 전에 함부르크 반호프 뮤지엄에서 전시를 보고 탄뎀을 만나고 의도치 않게 둘이 같이 Arsenal 포럼까지 일정을 마쳤다. 우습지도 않게 당연하게도 일상에 어느 정도의 리듬이 생겨야 다른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느데 욕심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