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기록

24032017

wmakesn 2017. 3. 24. 10:46

라면에 맛 들이고 난 이후 매일 라면만 먹다가 오랜만에 샐러드를 해먹었다. 마음에 드는 유투브 플레이리스트를 하나 발견했고 커피도 잘 내려마셨다. 무엇보다 한동안 학교 지원 준비를 위한 글만 읽다가 글다운 글을 읽어 즐거웠다. 오랜만에 편한 마음으로 즐겁게 보낸 하루. 라면이나 샐러드나 만드는데 시간에 큰 차이는 없다. 욕심내고 싶은 즐거움들을 다시 느꼈다. 



HKW

Now is the Time of Monsters

What Comes After Nations?
2017, Mar 23, Thu — 2017, Mar 25, Sat


안토니오 그람시가 붕괴하는 파시즘과 앞으로 가능할 그렇지만 아직은 무엇도 확신할 수 없는 공백의 시기를 이야기할 때 사용한 괴물에서 따온 행사 명칭. 유일한 것으로 보이지만 삐걱거리는 민족-국가 형태를 벗어난 다른 형태의 국가를 상상할 수 있는가. 삼일 간의 컨퍼런스 중 첫 행사여서 그런지 민족국가가 1차세계 대전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해서 창안된 개념일뿐 그것만이 유일하다는 환상을 깨는 사례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1부는 델리 회의를 중심으로한 판아시아 2부는 오스만 제국의 코스모폴리탄적 제국주의. 2부가 흥미로웠다. 오스만제국과 유럽과의 전쟁이 이슬람vs크리스찬 종교전쟁이 아니였다는 사실과 오늘날 이슬람 민족국가주의가 이들에게 공격받고 있는 서구의 발명품이라는 점. 오스만제국은 다양한 종교를 인정하는 다문화 제국을 꿈꿨고, 단일 민족을 기반으로 한 국가 개념은 1차세계대전 이후 윌슨을 중심으로 한 승자의 판에서 발명된 개념이라는 점. 두 강연 모두 결론은 과거 사례가 있으니 우리도 새로운 것을 꿈꿀 수 있다.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과거 역사적 가능성들을 사례로 가져왔더하더라도 안이한 끝이긴 했다. 나머지 강연을 못보는 대신에 발간되는 저널을 읽어보면 컨퍼런스가 괴물의 시기 이후에 대한 상상은 죽어있는 과거의 역사가 아닌 현대의 필요성에서 나온다. 이민자들은 민족 국가 개념으로 인해 살던 곳을 떠났지만 그 어디에서도 받아들여지지 못한다. 오늘날 국가와 정치 시스템은 안과 밖의 경계를 세우는 것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컨퍼런스가 제시하는 문제에 대한 답은 없다. 대신 함부르크 반호프 미술관에서 진행중인 Andria Piper의 전시가 생각났다. 신의를 바탕으로 한 공동체의 설립. 이번 컨퍼렌스의 문제제기도 안드리아 파이프의 구상과 이행도, 모두 국가 체계를 벗어난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Narratives allow us to bring into the present what has been excluded, what has been discarded: “The real must be fictionalized in order to be thought” (Jacques Rancière, The Politics of Aesthet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