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26.02.2016

wmakesn 2016. 2. 26. 19:34




정말로 맛있게 먹었다. 


아침에 장 보러 가야지 생각할 때만 해도 프렌치토스트나 약간은 달고 무게가 있는 음식을 먹고 싶었다. 슈퍼에서는 이것저것 냄새를 맡다가 무거운 음식을 먹고 싶어 리조또를 한 번 더 할까 하며 양송이를 카트에 넣기도 했었다. 여기까지는 이걸 먹을까 저걸 먹을까, 약간은 아침을 먹기는 해야하는데 무얼 먹어야 적절할까 고민할 정도였다. 그러다가 발라먹는 치즈 앞에서 걸음이 멈추어졌다. 빵 위에 치즈를 바르고 오이를 얹어 먹어야 겠다 생각했다. 이런 산뜻한 음식은 떠올리지 않았기에 스스로도 의아했지만 꼭 이걸 먹어야겠다 다짐하며 양송이는 내려 놓았다. 그러고는 집에 와서 맛있게 먹었다. Bio 제품의 치즈는 가벼우면서 풍부했다. 최대한 야채를 챙겨먹으려 하지만 항상 부족하다고 느끼는 요즘 아삭아삭한 오이는 계속 들어갈 수 있는 음식이었다. 거기에 계란후라이는 든든한 기분을 채우기에 적합했다. 


잘 먹고 나서 치즈랑 오이처럼 산뜻할 정도의 좋은 기분이 마음에 든다. 아직까지는 독일에 와서 한 끼도 잘 먹지 못했다는 기분을 느끼지는 않았다. 배는 차있지만 어떻게든 허전함을 해소하기 위해 먹은적도 없고, 냉장고에 있는 음식을 먹어야 하기에 먹은적도 없다. 이 사실만으로도 여기서의 삶은 내게 굉장한 행복이다. 건강함, 간편함, 때로는 혼자 먹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해야 한다는 회의감, 행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만족 그리고 생각했던 것 그대로의 즐거움 - 이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어 가려 한다.